향기 과학

개인차를 만드는 후각 유전자의 비밀: 왜 사람마다 냄새를 다르게 느낄까?

MP0719 2025. 7. 1. 16:07

1. ABCC11 유전자: 동아시아인만의 특별한 선물

1.1 체취 없는 유전자의 발견

2024년 화제가 된 연구는 동아시아인 80-95%가 체취가 거의 없다는 놀라운 사실을 입증했습니다1. 이 현상의 핵심은 **ABCC11 유전자(rs17822931)**의 특수한 변이에 있습니다.

Oregon 소재 피부과 전문의 Madalyn Nguyen 박사는 "ABCC11 유전자 기능장애로 인해 동아시아인들은 땀에서 나오는 지방 화합물이 현저히 적어 체취가 덜 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1.

1.2 분자적 메커니즘: 왜 냄새가 안 날까?

ABCC11 단백질은 ATP 구동 유출 수송체로, 겨드랑이 아포크린 땀샘에서 냄새를 유발하는 지방 화합물을 수송하는 역할을 합니다2.

정상 기능시:

  • 단백질이 지방 화합물을 땀으로 분비
  • 피부 세균이 이를 분해하여 체취 발생
  • 끈적한 습성 귀지 형성

기능장애시 (동아시아인 변이):

  • 수송체 작동 중단으로 지방 화합물 분비 차단
  • 세균 먹이 부족으로 체취 최소화
  • 건조한 흰색 귀지 형성

1.3 인종별 분포와 진화적 의미

인종ABCC11 기능장애 비율특징
동아시아인 (한국, 일본, 중국) 80-95% 체취 거의 없음, 건성 귀지
유럽인 0-3% 정상 체취, 습성 귀지
아프리카인 0-3% 정상 체취, 습성 귀지
 

하지만 Reddit 사용자들의 실제 경험담은 이론과 다소 차이를 보입니다3. 한국 거주 외국인들은 "한국인도 운동 후나 여름철에는 충분히 냄새가 난다"며 "100% 무체취는 신화"라고 지적합니다. 이는 ABCC11이 전형적인 겨드랑이 냄새만 차단할 뿐, 다른 원인의 체취는 막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2. 후각 수용체 유전자의 놀라운 다양성

2.1 개인만의 후각 지문

펜실베이니아 대학 연구진의 혁신적 발견에 따르면, 각 개인은 ~400개 후각 수용체 중 30%가 다른 사람과 차이를 보입니다4. 이는 마치 지문처럼 고유한 '후각 지문(olfactory fingerprint)'을 만들어냅니다.

130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 28개 냄새와 54개 서술자로 개인별 고유 패턴 확인
  • 무작위 7개 냄새와 11개 서술자만으로도 개인 식별 가능
  • 34개 냄새와 35개 서술자 전 세계 70억 인구 구별 가능

2.2 HLA 유전자와의 숨겨진 연결

더욱 놀라운 것은 후각 지문이 HLA(인간백혈구항원) 유전자와 32% 상관관계를 보인다는 발견입니다4. HLA는 장기이식 적합성을 결정하는 핵심 유전자로, 후각을 통해 면역 적합성을 간접 평가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실제로 4개 냄새만으로도 HLA 검사의 32%를 절약할 수 있어, 장기이식 스크리닝의 혁신적 도구로 활용 가능성이 제기되었습니다.

2.3 일본인 대상 대규모 유전자 분석

2022년 일본 연구진의 69명 대상 표적 시퀀싱 연구는 398개 온전한 후각 수용체 유전자를 분석했습니다5. 놀라운 결과들:

  • 30개 유전자가 새롭게 위체 유전자로 판명
  • 1개 위체 유전자가 실제로는 기능하는 것으로 확인
  • 63개 유전자에서 카피수 변이(CNV) 발견
  • 인간 참조 게놈이 실제 인구 구성을 대표하지 못함 입증

이는 개인간 후각 인식 차이가 이전 추정보다 훨씬 클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3. 특정 냄새 인식을 좌우하는 유전자들

3.1 OR7D4: 안드로스테논 인식의 열쇠

2007년 Nature지의 획기적 연구는 OR7D4 유전자 변이가 안드로스테논(남성 페로몬) 인식을 결정함을 입증했습니다6.

유전자형별 반응:

  • RT/RT: 안드로스테논을 강하고 불쾌하게 인식
  • RT/WM, WM/WM: 약하게 느끼거나 무취로 인식

이는 인간 후각 수용체 기능과 냄새 인식을 직접 연결한 첫 번째 사례로, 개인차의 유전적 기반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3.2 COVID-19 후각 상실의 유전적 위험인자

23andMe의 대규모 연구(69,841명)는 chromosome 4q13.3의 rs7688383 변이가 COVID-19 후각 상실 위험을 11% 증가시킴을 발견했습니다78.

인종별 위험 대립유전자 빈도:

  • 유럽인: 37% (최고)
  • 아프리카계 미국인: 중간 수준
  • 동아시아인: 19% (최저)

이 변이 근처의 UGT2A1, UGT2A2 유전자는 후각상피에서 냄새 분자 제거에 관여하는 효소를 생산합니다.

3.3 인종별 후각 차이의 복합적 양상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30명 다인종 연구는 ABCC11 유전자형보다 인종이 겨드랑이 냄새 구성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의외의 결과를 발표했습니다2.

이는 후각 관련 유전자들이 단일 유전자가 아닌 복합적 네트워크로 작동함을 시사하며, 개인 맞춤형 접근의 복잡성을 보여줍니다.

4. 유전자 검사와 후각 진단의 현재

4.1 23andMe의 후각 유전학 연구

23andMe는 1,200만 명 이상의 유전자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여 후각 관련 유전자 연구를 선도하고 있습니다7. 주요 성과들:

COVID-19 연구 결과:

  • 양성자 68%가 후각/미각 상실 경험
  • 음성자는 17%만 경험
  • 후각 상실이 7배 높은 양성 예측력 보유

연령별 차이:

  • 26-35세: 73%가 후각 상실 경험
  • 85세 이상: 43%만 경험
  • 여성이 남성보다 높은 비율 (72% vs 61%)

4.2 개인 유전자 검사의 한계와 가능성

현재 상용 유전자 검사들의 후각 관련 정보는 제한적입니다. Genetic Lifehacks 같은 서비스는 ABCC11 변이 확인은 가능하지만9, 복잡한 후각 인식 패턴까지는 분석하지 못합니다.

현재 가능한 검사:

  • ABCC11 기능 여부 (체취/귀지 타입)
  • COVID-19 후각 상실 위험도
  • 특정 냄새(안드로스테논) 민감도

향후 기대 기능:

  • 개인별 후각 프로파일링
  • 맞춤형 향수 추천
  • 알레르기 위험 냄새 예측

5. AI 기반 개인화 향기 기술의 혁신

5.1 구글의 Principal Odor Map (POM)

구글이 개발한 POM은 그래프 신경망으로 50만 개 미합성 분자의 냄새를 예측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 기술은 개인 유전자 정보와 결합하여 맞춤형 향기 개발의 기반이 되고 있습니다.

5.2 일본의 혁신: 텍스트로 향기 만들기

Institute of Science Tokyo의 Odor Generative Diffusion (OGDiffusion) 시스템은 텍스트 설명만으로 향기를 생성하는 혁신을 달성했습니다1011.

핵심 특징:

  • 166개 에센셜 오일의 질량분석 데이터 학습
  • "woody", "citrusy", "floral" 등 9개 냄새 서술자 활용
  • 완전 자동화된 향기 배합 시스템
  • 기존 70년 소요 작업을 몇 분 만에 완료

5.3 상용화된 AI 향수 플랫폼들

Albatross Perfumes 등 상용 브랜드들이 AI 기반 개인화를 도입하고 있습니다12:

개인화 과정:

  1. 디지털 향기 프로파일링: 선호도, 라이프스타일, 생년월일 분석
  2. 머신러닝 분석: 대규모 향기 분자 데이터베이스와 비교
  3. 배합 생성: 수분 내 여러 블렌드 제안
  4. 주문형 생산: 승인 후 맞춤 제조 및 배송

6. 임상 응용과 치료적 가능성

6.1 후각 유전학의 의료 진단 활용

후각 유전자 검사는 여러 의료 분야에서 응용되고 있습니다:

조기 진단:

  • 알츠하이머병 10-15년 조기 예측
  • 파킨슨병 전단계 발견
  • 우울증과 후각 기능 연관성 평가

개인 맞춤 치료:

  • 유전자형 기반 후각 훈련 프로토콜
  • 알레르기 위험 냄새 회피 전략
  • 약물 반응 예측 및 부작용 최소화

6.2 쌍둥이 연구: 유전 vs 환경의 영향

스웨덴의 대규모 쌍둥이 연구는 후각 능력의 유전율이 연령에 따라 변화함을 보여줍니다13:

  • 젊은 연령: 유전적 영향 상대적으로 높음
  • 고령: 환경적 요인(흡연, 질병 등)의 영향 증대
  • 70세 이상: 개인별 환경 요인이 가장 큰 변수

이는 후각 기능 관리에서 생애주기별 맞춤 접근의 중요성을 시사합니다.

6.3 유전자 치료의 미래 전망

FDA 승인 유전자 치료법들의 발전으로1415, 후각 장애에 대한 유전자 치료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가능한 접근법:

  • 플라스미드 DNA: 건강한 후각 수용체 유전자 도입
  • 바이러스 벡터: 손상된 후각 뉴런 재생 촉진
  • CRISPR 유전자 편집: 결함 유전자 직접 교정
  • RNA 치료: 비정상 mRNA 억제 및 정상 기능 복원

7. 영양학과 후각 유전학의 융합

7.1 개인 맞춤형 영양 계획

Number Analytics의 최근 연구는 후각 유전자가 영양 선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있습니다16. 후각이 음식 맛의 80%를 결정하므로, 유전적 후각 특성은 개인별 최적 식단 설계에 핵심적입니다.

응용 분야:

  • 개인 유전자형 기반 향신료 추천
  • 알레르기 유발 냄새 화합물 회피
  • 식욕 조절을 위한 향기 치료
  • 영양소 흡수율 최적화 식품 선택

7.2 미래 식품 산업의 변화

유전자 기반 후각 분석은 식품 산업에 혁신을 가져올 것입니다:

  • 맞춤형 조미료: 개인 후각 유전자에 최적화된 향신료 블렌드
  • 알레르기 안전 식품: 유전적 위험 냄새 제거 기술
  • 치료식품: 특정 질환자용 향기 강화 기능성 식품

8. 실용적 권장사항과 향후 과제

8.1 개인을 위한 실천 가이드

유전자 검사 활용:

  • 23andMe 등에서 ABCC11, OR7D4 등 주요 유전자 확인
  • 가족력과 함께 개인 후각 위험도 평가
  • 정기적 후각 기능 자가 테스트 실시

맞춤형 향기 환경 조성:

  • 개인 선호도 기반 아로마테라피 선택
  • 알레르기 유발 가능 향기 성분 회피
  • 계절별, 상황별 최적 향기 활용

8.2 연구진을 위한 우선순위

단기 목표 (1-3년):

  • 한국인 특화 후각 유전자 대규모 분석
  • AI 기반 개인 맞춤형 향기 예측 모델 고도화
  • COVID-19 후각 장애 유전적 치료법 개발

중기 목표 (3-7년):

  • CRISPR 기반 후각 수용체 유전자 교정 기술
  • 실시간 후각 모니터링 웨어러블 기기
  • 유전자-환경 상호작용 통합 모델

장기 목표 (7-15년):

  • 완전 개인화된 후각 프로파일 기반 정밀의학
  • 후각 기반 감정 조절 및 정신건강 치료
  • 디지털 후각 전송 기술과 메타버스 통합

8.3 정책적 제언

의료 시스템 통합:

  • 후각 유전자 검사 건강보험 적용 확대
  • 개인 맞춤형 후각 치료법 표준화
  • 의료진 대상 후각 유전학 교육 강화

산업 육성 지원:

  • K-뷰티 연계 후각 기술 R&D 투자
  • AI 기반 향료 스타트업 지원 생태계 구축
  • 국제 표준화 기구 참여를 통한 기술 주도권 확보

9. 결론: 후각 유전자가 열어갈 새로운 미래

개인차를 만드는 후각 유전자의 비밀은 더 이상 신비로운 영역이 아닙니다. ABCC11 유전자가 동아시아인의 독특한 체취 특성을 설명하고, 400개 후각 수용체의 개인별 차이가 고유한 '후각 지문'을 만들며, AI 기술이 이를 활용한 맞춤형 향기를 설계하는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참고문헌:
1 NBC News (2024). "Why many East Asians don't have body odor"
17 Medical Channel Asia (2024). "Less Body Odour in S.Koreans and Japanese"
10 NeuroEdge Science Blog (2025). "Generative AI learns to make perfume"
3 Reddit Korea (2023). "How can all Koreans not have any odor genes?"
2 PMC (2015). "The Effect of Ethnicity on Human Axillary Odorant"
12 Albatross Clothing (2025). "How AI Is Revolutionizing Personalized Perfumes"
9 Genetic Lifehacks (2024). "ABCC11 Gene: Ear wax and no body odor"
11 Earth.com (2025). "AI can now create custom fragrances from scent labels"
4 PNAS (2015). "Individual olfactory perception reveals meaningful nonolfactory"
7 Forensic Magazine (2022). "23andMe Researchers ID Genetic Risk Factor"
8 Genome Web (2022). "23andMe Study Associates Gene Locus With COVID-19"
6 Nature (2007). "Genetic variation in a human odorant receptor alters odour perception"
5 J-Stage (2022). "Genetic variation of olfactory receptor gene family"
13 PMC (2011). "Genetic and Environmental Influences on Odor Identification"
14 FDA (2018). "What is Gene Therapy?"
16 Number Analytics (2025). "Unlocking Smell Perception in Nutritional Genetics"

 

본 블로그는 2025년 7월 최신 연구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의학적 조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후각이나 유전자 관련 문제가 있을 시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